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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나의 대학 합격기]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조선일보/2012.10.11)

작성자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첨부

[나의 대학 합격기]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1 조영균

 

"졸릴 땐 바닥에 무릎 꿇고 공부… 독하게 맘 먹고 기초부터 닦았죠"


자투리 시간 최대한 활용… 방학에도 등교, 개념 체계화로 내실 다지고 비교과도 충실

 

조영균씨는 "대입 스펙은 외부 활동보다 교내 정보를 충분히 활용해 쌓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 이경민 기자 kmin@chosun.com
조영균(19·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1년)씨는 고 3이던 지난해 자신의 목표 대학과 학과를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로 정했다. 당시만 해도 그의 목표 달성을 점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고 2 말 치른 모의고사 성적이 '언어 2등급, 수리·외국어 각 3등급'이던 그에겐 다소 무모한 도전이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조씨는 자신있었다. 고교 입학 무렵 전교 150등이던 성적을 3학년 첫 모의고사 때 전교 1등까지 끌어올린 자신의 저력을 믿었다. 그는 "다시 고교 시절로 돌아간다고 해도 그때보다 더 열심히 공부할 순 없을 것"이라며 "실제 수능 성적은 평소보다 낮았지만 3년간 최선을 다해 후회는 없었다"고 말했다.

◇성적 향상 비결? 지겨워도 기초부터 닦기

조씨는 중학교 때까지만 해도 공부에 별 흥미가 없었다. 시험 공부는 '벼락치기 전략'으로 때웠고 성적은 잘해야 전교 20등 정도에 머물렀다. 고교(경기 성남 분당고) 첫 중간고사 수학 과목에선 50점을 받았다. 곤두박질친 성적은 그에게 '오기'를 불러일으켰다. 이후 독하게 마음먹고 매일 아침 7시 30분까지 등교해 학교 자습실 문이 닫히는 자정 무렵까지 공부에 매달렸다. 방학 때도 평소와 다름없이 등교했다. 고 1·2 2년간 야간 자율학습에 빠진 날은 1주일이 채 안 됐다. 졸릴 땐 몇 시간이고 차가운 바닥에 무릎을 꿇고 앉아 집중했다.

고 2 때까지 조씨의 공부법은, 말하자면 좀 무식했다. 예컨대 대학수학능력시험 언어영역 고전 시가 부문을 공부할 땐 시중에 나와 있는 교재를 몽땅 구입해 해설을 외우다시피했다. 그런데 이상하게 성적은 제자리걸음이었다. 언어영역의 본질은 '암기력'이 아니라 '독해력'과 '논리적 추론 능력'이란 사실을 간과한 게 문제였다. 물론 이런 방식의 공부가 마냥 헛된 건 아니었다. 특히 기초를 탄탄하게 잡는 덴 더없이 효과적이었다. (그에 따르면 "3학년 때 성적이 급등한 건 상당 부분 이 시기의 '무식한 공부법' 덕분"이다.)

언어영역 비문학 부문 공부는 기출문제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제일 좋은 제시문은 기출문제에 있다'는 확고한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비문학을 공부할 땐 제시문 구조 파악에 주력했습니다. 처음엔 모든 제시문을 한 줄씩 읽고 외우는 식으로 공부했는데 별 효과가 없더라고요. 비문학의 핵심은 글의 종류와 구조 파악에 있어요. 예컨대 '선거의 모순'에 관한 제시문이 나왔다면 제일 먼저 할 일은 그 글이 (선거의 모순을 단순하게 풀어 쓴) 설명문인지, ('선거의 모순을 없애야 한다'는 주제의) 논설문인지부터 파악하는 겁니다. 처음엔 속도가 느리지만 훈련을 반복하다 보면 풀이가 빨라져요."

자투리 시간도 최대한 활용했다. 짬 날 때마다 하나씩 푼 수학 문제만 해도 연간 1만 개를 훌쩍 넘길 정도다. "쉬는 시간만 생각하면 10분밖에 안 돼요. 하지만 수업 종료 시각과 선생님 이동 시간까지 챙기면 15분은 너끈히 나와요. 그 정도면 수학 문제 4개를 풀고도 시간이 남아 친구들과 얘기도 나눌 수 있죠. 그런 식으로 하루를 보내면 예정된 일과를 소화하고도 40문제 정도는 보너스로 풀 수 있습니다."

문제 풀이에 집중하다 보니 자연스레 '개념'의 중요성도 깨닫게 됐다. 개념이 머릿속에 자리 잡아야 문제 풀이 속도가 빨라지고 고난도 문제를 푸는 데 필요한 응용력도 기를 수 있다는 사실을 깨우친 것. "개념 학습에서 중요한 건 '체계화'입니다. 제 경우 수학 개념의 체계를 잡기 위해 단원별 주요 개념을 노트에 일일이 정리했어요. 예컨대, 백지에 '수학Ⅰ' 단원명을 차례로 쓴 후 단원별 주요 개념과 공식을 적을 수 있을 정도로 공부했죠."

◇'입시' 잊고 '실력'에 집중해야 실수 줄어

수험생 시절, 공부 못지않게 조씨의 발목을 잡은 건 '잘해야 한다'는 강박이었다. 시험 때마다 손이 떨려 문제 풀기가 힘들 정도였다. 그가 스스로 진단한 문제의 원인은 '모든 걸 입시와 연관 지어 생각하는 자세'. "고 1 때부터 늘 입시가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어요. 교내 행사에 참여할 때도 '이 경험이 좋은 대학 가는 데 도움 될까?'만 생각했죠. 3학년이 돼서야 그런 생각 자체가 문제란 사실을 깨달았어요."

그는 강박을 치료하기 위해 문제를 되도록 천천히, 일정 속도로 푸는 연습을 시작했다. 자꾸 흔들리는 마음도 글씨를 천천히 쓰면서 다잡았다. 그러면서 자신에게 맞는 문제 풀이 속도와 시간 분배 방식을 조금씩 찾아나갔다. "2학년 때까지만 해도 문제가 조금만 어려워지면 막 헤맸어요. 문제 난이도에 따라 모의고사 성적이 1등급에서 4등급까지 널을 뛰었죠. 나중에 알고 보니 그 역시 잘못된 시간 관리가 문제였어요. 실제로 제게 맞는 문제 풀이 속도를 찾은 고 3 땐 1등급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3학년이 되기 전 그가 공부 못지않게 집중한 건 '진로 발견'이었다. 이과를 선택하긴 했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길을 가야 할지 막막했기 때문. 특히 학교 생활에 충실하려고 애썼다. "교내 수학·과학경시대회엔 빠짐없이 참여해 수상 실적을 쌓았어요. 교내 공고문을 통해 알게 된 서울대 UP 프로그램(University-level Program, 대학과목선이수제)에서 '화학실험' 수업을 듣고 서울대 산업·공과대학 캠프에도 참가했죠. 그 과정에서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진학'이란 최종 진로를 결정할 수 있었습니다."

그에 따르면 고 3 1년은 '힘들지만 동시에 행복한 시기'다. "인생 전체를 통틀어 한 가지 일(공부)에만 몰두할 수 있는 드문 기회이기 때문"이다. "후배 여러분, 지치고 고단할 때 많겠지만 결과가 어떻든 나중에 후회하지 않도록 매 순간 최선을 다하시기 바랍니다."